(이 글에서 WPA는 스탯티즈 WPA를 기준으로 합니다)
야구는 매 타석의 결과에 따라 승리 확률이 변화하는데요, 타자가 좋은 타격을 하면 공격팀의 승리 확률이 올라가고 좋은 타격을 하지 못하면 수비팀의 승리 확률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같은 플레이라고 해도 상황이 중요하다면 승리 확률은 더 크게 변화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1점 홈런이어도 9회말 끝내기 홈런이라면 승리 확률은 크게 변화하고 10점차 상황에서의 1점 홈런은 승리 확률을 거의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이렇게 승리 확률 변화에 얼마나 기여했느냐가 바로 WPA인데요, 승리확률을 10% 상승시킨 선수의 WPA는 0.100입니다. 그리고 WPA는 음수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승리확률을 하락시킨 선수라는 뜻입니다.
경기의 MVP를 정하는 데에 가장 유용한 지표가 바로 WPA일 것입니다. MVP는 Most Valuable Player(가장 가치있는 선수)의 약자이고 가장 가치있는 선수는 바로 승리에 가장 많이 기여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WPA로 봤을 때 10월 3일의 MVP는 누구였을까요?
한화 vs 롯데 (0:10 롯데 승)
MVP - 이병규 (2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볼넷. WPA 0.125)
롯데 자이언츠가 한화 이글스에게 대승을 거두며 5강을 향한 희망을 이어나갔습니다. 중심에는 이병규 선수가 있었는데요, 이병규 선수는 1회말 2대0으로 앞서던 1사 1루 상황에 투런 홈런을 작렬시키고(승리확률 73.7% -> 85.7%) 결국 롯데는 여유있는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표본수가 적긴 하지만 OPS 0.969로 훌륭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병규 선수인데요 과연 롯데의 5강행을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키움 vs SK (3:9 SK 승)
MVP - 박민호 (2이닝 0실점. WPA 0.163)
SK 와이번스가 갈 길 바쁜 키움 히어로즈에게 고춧가루를 뿌리며 4연패에서 탈출했습니다. 불펜 투수 박민호 선수가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는데요. 박민호 선수는 5대3으로 이기고 있던 7회초 무사 2루 상황에 구원 등판하여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세 타자에게 범타를 유도해냅니다. 자칫 경기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 뻔한 위기를 탈출시키는 피칭이었습니다. 이어 8회초에도 등판하여 깔끔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합니다.
기아 vs 두산 (2:7 두산 승)
MVP - 오재일 (3타수 2안타 3타점 2볼넷. WPA 0.193)
기아 타이거즈와의 공동 5위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단독 5위로 올라선 두산 베어스, 승리의 1등 공신은 뉴캡틴 오재일 선수였습니다. 오재일 선수는 1회말 1사 만루 찬스에 선취점을 가져오는 2타점 적시타를 쳐냅니다(승리 확률 64.3% -> 78.2%). 이어 2회말에는 또 다시 만루 찬스(점수는 3:0)에 타석에 들어서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1타점을 추가합니다(승리 확률 83.5% -> 88.9%). 3타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오재일 선수였습니다.
삼성 vs NC DH 1차전 (6:6 무)
MVP - 이원재 (2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볼넷. WPA 0.235)
더블헤더로 치러진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1차전은 사이 좋게 무승부로 끝이 났는데요. 가장 극적인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단연 이원재 선수였습니다. 이원재 선수는 2대6으로 지고 있던 6회말 2사 1,2루 상황에 대타로 출장하여 결정적인 쓰리런 홈런을 쳐냅니다. 이 홈런 덕분에 고작 9%던 NC의 승리 확률은 32.4%로 상승하고 결국 무승부까지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삼성 vs NC DH 2차전 (2:12 NC 승)
MVP - 박정수 (5.1이닝 1실점 5탈삼진. WPA 0.208)
더블헤더 2차전은 NC가 완승을 거두며 정규리그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습니다. 중심에는 대체선발로 등판한 박정수 선수가 있었습니다. 박정수 선수는 5.1이닝 동안 1실점만 허용하며 승리투수가 되었는데요, 이 승리는 본인의 커리어 첫 승리라고 합니다. 지난 8월 기아와의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게 된 박정수 선수인데요, 과연 트레이드 성공 사례로 등극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LG vs KT DH 1차전 (LG 7:2 승)
MVP - 박용택 (1타수 1안타 2타점. WPA 0.210)
역시 더블헤더로 치러진 LG와 KT의 경기. 베테랑의 한 방이 빛난 경기였습니다. LG가 베테랑 박용택 선수의 결정적인 적시타에 힘입어 KT에게 승리를 따냈습니다.
박용택 선수는 0대2로 지고 있던 5회초 1사 만루에 대타로 등장하여 경기를 동점으로 만드는 2타점 적시타를 쳐냅니다(승리 확률 38% -> 59%). 이후 후속 타자들의 적시타가 연속으로 터지며 LG는 리드를 잡게 되고 결국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짓습니다.
LG vs KT DH 2차전 (2:12 KT 승)
MVP - 소형준 (6이닝 1실점 7탈삼진. WPA 0.251)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KT가 LG에게 설욕을 했습니다. 신인 소형준 선수의 역투가 눈부셨는데요, 소형준 선수는 6이닝 동안 1점만을 허용하며 시즌 11승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신인이지만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소형준 선수인데요, 앞으로 KBO를 이끄는 특급 투수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한편 이 경기에서는 시즌 4호 삼중살이 나왔습니다. 2회말 KT의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박경수 선수가 친 타구가 3루수쪽으로 향했고 3루수가 베이스를 밟아 1아웃, 2루로 송구하여 2아웃, 그리고 2루에서 1루로 송구한 공이 타자 주자보다 먼저 도착하여 3개의 아웃카운트가 단숨에 올라갔습니다. 삼중살이 나오기 전 무사 1,2루 찬스때의 KT의 승률은 64.5%였으나 삼중살로 인해 승리 확률은 다시 50%로 하락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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