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 WPA는 스탯티즈 WPA를 기준으로 합니다)
야구는 매 타석의 결과에 따라 승리 확률이 변화하는데요, 타자가 좋은 타격을 하면 공격팀의 승리 확률이 올라가고 좋은 타격을 하지 못하면 수비팀의 승리 확률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같은 플레이라고 해도 상황이 중요하다면 승리 확률은 더 크게 변화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1점 홈런이어도 9회말 끝내기 홈런이라면 승리 확률은 크게 변화하고 10점차 상황에서의 1점 홈런은 승리 확률을 거의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이렇게 승리 확률 변화에 얼마나 기여했느냐가 바로 WPA인데요, 승리확률을 10% 상승시킨 선수의 WPA는 0.100입니다. 그리고 WPA는 음수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승리 확률을 하락시킨 선수라는 뜻입니다.
경기의 MVP를 정하는 데에 가장 유용한 지표가 바로 WPA일 것입니다. MVP는 Most Valuable Player(가장 가치있는 선수)의 약자이고 가장 가치있는 선수는 바로 승리에 가장 많이 기여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WPA로 봤을 때 10월 4일의 MVP는 누구였을까요?
기아 vs 두산 (1:7 두산 승)
MVP - 박세혁 (4타수 3안타 2타점. WPA 0.185)
두산 베어스가 기아 타이거즈에게 스윕을 따내며 5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습니다. 오늘 경기의 MVP는 박세혁 선수였는데요, 박세혁 선수는 3안타 경기를 만들어내며 두산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특히 1대0으로 앞서던 1회말 2사 주자 1,3루 상황에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쳐내며 팀에 승기를 가져다주었습니다(승리 확률 64.6% -> 80%).
한화 vs 롯데 (5:14 롯데 승)
MVP - 오윤석 (5타수 5안타 1홈런 7타점 사이클링 히트. WPA 0.219)
최근 롯데 자이언츠에서 가장 핫한 타자 오윤석 선수가 큰 일을 냈습니다.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롯데의 스윕을 이끌었습니다. 이번 사이클링 히트는 2020 시즌 2번째 사이클링 히트이자 통산 27번째 사이클링 히트입니다. 롯데 선수로는 24년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고 하네요. 대기록을 달성한 오윤석 선수 축하합니다!
2020년 10월 4일 롯데 오윤석 타격 결과 | ||||
이닝 | 이전 상황 | 타격 결과 | 이후 상황 | 승리 확률 변화 |
1 | 무사 0:0 | 2루타 | 무사 2루 0:0 | 54.8% -> 60.7% |
2 | 2사 2루 2:1 | 안타 | 2사 1루 3:1 | 64.4% -> 73.2% |
3 | 1사 만루 5:1 | 홈런 | 1사 9:1 | 92.8% -> 98.5% |
5 | 무사 1루 9:3 | 3루타 | 무사 3루 10:3 | 98.2% -> 99.3% |
6 | 2사 1,2루 11:4 | 안타 | 2사 1,2루 12:4 | 99.3% -> 99.7% |
삼성 vs NC (1:4 NC 승)
MVP - 루친스키 (5.2이닝 무실점 2탈삼진. WPA 0.298)
NC 다이노스는 오늘도 최고의 팀이었습니다. 오늘도 삼성 라이온즈에게 승리를 거두며 우승에 더욱더 가까워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선발투수 루친스키 선수가 있었습니다. 루친스키 선수는 투수전으로 진행되던 경기에서 5.2이닝 동안 실점 없이 NC의 1대0 리드를 지켜내며 NC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비록 6회에 2사를 잡은 후 연속 볼넷을 내주며 강판되긴 했지만 구원으로 올라온 김진성 선수가 잘 막아내며 루친스키 선수의 자책점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 경기에서 승리 확률이 가장 크게 변동한 순간은 1:0으로 nc가 앞서던 4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루친스키 선수가 강민호 선수를 병살타로 잡아냈을 때입니다. 무사 1,2루 상황에 NC의 승리 확률은 50.6%였는데 병살타를 잡아내며 64.2%로 상승하게 됩니다.
키움 vs SK (0:6 SK 승)
MVP - 문승원 (7이닝 무실점 4탈삼진. WPA 0.364)
SK 와이번스가 갈 길 바쁜 키움 히어로즈에게 다시 한번 고춧가루를 선사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명실상부 SK의 에이스 문승원 선수가 있었습니다. 문승원 선수는 7이닝 동안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SK의 완승을 이끌었습니다. 현재 KBO 토종 선발투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문승원 선수인데요, 이제는 KBO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LG vs KT (LG 13:8 승)
MVP - 강백호 (5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 WPA 0.464)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치열한 전투, 승자는 LG 트윈스였지만 가장 극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KT의 강백호 선수였습니다. 강백호 선수는 중요한 순간 홈런 두 방을 쳐내며 KT에 승리를 안겨다 줄 뻔했습니다. 2:5로 지고 있던 5회말 무사 1루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알 수 없게 만들었고(승리 확률 23.1% -> 41.2%), 동점이 된 6회말 2사에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팀에 리드를 안겨다 줬습니다(승리 확률 51.7% -> 70.6%).
하지만 LG 트윈스는 호락호락하게 경기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시 역전을 하며 승리를 차지했는데요, 이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순간은 6대7로 LG가 지고 있던 8회초 1사 1,2루에서 정근우 선수가 동점을 만드는 1타점 2루타를 쳐냈을 때입니다(승리 확률 34.3% -> 67.6%). 판정 번복 논란이 일긴 했지만 결국 오심을 바로잡은 것이기 때문에 저는 잘한 번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근우 선수의 동점 적시타 이후 두 개의 안타로 3점을 더 뽑아낸 LG는 승기를 잡게 되고 결국 승리를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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