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키움 히어로즈에서 에디슨 러셀을 영입한다는 발표에 많은 야구팬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에디슨 러셀은 작년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로, 2016년에는 MLB 내셔널리그 유격수 올스타로도 선정되었고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중요한 만루홈런까지 터트리며 시카고 컵스의 우승에 일조했던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많은 야구팬들은 KBO에서 MLB급 플레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었습니다. 그리고 러셀은 처음에는 준수한 타격과 화려한 수비를 보여주며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첫 출장 후 두 달이 지난 지금, 러셀의 성적은 이 선수가 MLB 올스타 출신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9월 26일 기준 타격 기록 | |
타율 | .272 |
출루율 | .338 |
장타율 | .342 |
OPS | .681 |
WAR | 0.57 |
WPA | -0.18 |
* WAR, WPA는 스탯티즈 기준 |
OPS .681은 키움 히어로즈에서 8번타자로 주로 출장하는 전병우와 거의 비슷한 수치입니다(전병우 OPS .686).
정말 큰 문제는 그가 키움 히어로즈에서 3~5번의 중심타선으로 가장 많이 출장했다는 것입니다. 즉 키움히어로즈는 8번타자 전병우 급의 선수를 중심타선에 넣고 있다는 뜻입니다.
득점권에서 해결 능력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러셀의 득점권 타율은 .277, 득점권 OPS는 .690으로 본인의 시즌 기록과 대동소이합니다.
수비 기록을 보면 더욱 처참합니다.
포지션 | 이닝 | 실책 | 수비율 | RNG (스탯티즈 기준 수비범위) |
2루수 | 174 | 2 | .980 | 0.11 |
유격수 | 191.1 | 8 | .929 | -1.12 |
MLB 올스타 유격수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의 유격수 수비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수비율 .929라는 충격적인 수치, 그리고 수비 범위도 KBO 평균 이하입니다. 2루수로 나왔을 때 그나마 나은 편이고 이 점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2루수로 출전하고 있지만 사실 김혜성, 서건창의 수비 스탯이 더 좋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2루수 출장 수비 기록 | ||||
이름 | 이닝 | 실책 | 수비율 | RNG |
서건창 | 440.2 | 3 | .989 | 1.28 |
김혜성 | 388.2 | 4 | .984 | 4.89 |
러셀 | 191.1 | 2 | .980 | 0.11 |
타격 기록, 수비 기록을 봤을 때 러셀은 주전으로 나와서는 안 될 수준이며, 선발 출장을 하더라도 하위 타순으로 나오는 것이 알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러셀은 계속해서 중심 타순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혹시 MLB 올스타 출신 선수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함은 아닐까요?
키움 히어로즈에서 러셀을 데려올 때 올해 우승을 위해 데려왔다고 말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전력분석팀에서는 러셀의 KBO 성적을 OPS 1.100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진심으로 예상한 것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 러셀은 그 기대를 져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KBO에서 MLB급 플레이를 보고 싶어 했던 팬들의 기대도 져버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 부진은 오랜 기간의 공백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팩트이기 때문이죠.
지금 키움 히어로즈는 살얼음판의 순위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순위가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남은 경기는 고작 22경기.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금 구단은 최대한 많은 승리를 위해 팀을 운영해야 합니다. MLB 출신 선수의 자존심 같은 것을 생각할 시기가 아닙니다. 지금 지켜야 할 것은 선수의 자존심이 아니라 팀의 높은 순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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