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두산에게 패하며 5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만약 최종전을 승리했다면 2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던 키움이기에 아쉬움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혔고 시즌 중후반까지 선두 NC를 턱밑까지 추격했었습니다. 그래서 키움의 5위 추락은 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순위 하락이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시즌 키움 히어로즈에게 가장 공평한 결과는 5위입니다.
근데 공평함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제가 말하는 공평함의 기준은 바로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입니다.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면 팀의 득점과 실점을 통해 기대 승률을 예측하는 것으로, 득점을 많이 하고 실점을 적게 하는 팀이(득점과 실점의 차이가 큰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입니다.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은 실제 승률과 비슷하게 수렴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실제 승률이 피타고라인 승률보다 높으면 적은 점수차이로 이긴 경기가 많다는 뜻인데요, 불펜이 좋은 팀이 피타고리안 승률에 비해 실제 승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근소한 리드를 지켜낼 수 있는 불펜이 있다면 적은 점수차로도 승리를 많이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이전 프로야구를 살펴보면 불펜 기록이 좋은 팀이 피타고리안 승률에 비해 실제 승률이 낮았던 경우도 많으며, 불펜 기록이 나쁜 팀이 피타고리안 승률에 비해 실제 승률이 높았던 경우도 많습니다. 불펜의 능력과 피타고리안 승률과의 상관관계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피타고리안 승률에 비해 실제 승률이 높은 팀은 어떤 팀일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그냥 운이 좋은 팀입니다. 그냥 팀 전력에 비해 운이 좋아 높은 승률을 올리는 것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키움 얘기를 하면, 키움은 시즌 중반부터 쭉 피타고리안 승률에 비해 실제 승률이 높았습니다. 9월 초에는 실제 승률이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3푼 가량 높기도 했으며 9월부터는 쭉 피타고리안 승률이 10개 구단 중 5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2020 시즌 실제 승률 / 피타고리안 승률 비교 | ||
팀 | 실제 승률 | 피타고리안 승률 |
KT | .566 | .558 |
두산 | .564 | .573 |
LG | .564 | .565 |
키움 | .559 | .542 |
키움 히어로즈의 2020 시즌 실제 승률은 피타고리안 승률 보다 1푼7리 더 높습니다. 이 마저도 시즌 후반 어느정도 수렴해서 차이가 줄어든거지 8월 이후로 쭉 2~3푼정도 차이났었습니다. 운이 좋아서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운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승률이 떨어질 것이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9월말부터 성적과 순위가 떨어졌습니다.
물론 시즌 후반까지 운이 따라줬다면 더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감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실제 승률이 높아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팀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운에 따른 결과이지 팀의 능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시즌 초 우승 후보로 예상되었지만 실제 전력은 상위권을 차지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말씀드리긴 했지만, 4번타자 박병호의 부진/부상, 에이스 브리검의 부상, 최악의 외국인 타자 모터와 러셀, 수많은 선수들의 부상 등 올해 키움은 전력 하락 요소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구단 수뇌부의 갑질까지... 결국 이런 요소들로 인해 키움은 5위라는 성적표를 받게 되었습니다. 올해 키움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5위는 결코 충격적이거나 운이 나쁜 결과가 아닙니다. 5위가 공평한 결과입니다.
어쨌든 키움은 5위로라도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 5위는 정말 불리한 자리지만 야구란 스포츠에서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 키움 히어로즈가 우승 후보의 모습을 되찾고 기적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포스트시즌이 금방 끝나버릴 수도 있구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것이 야구고 그것이 또 단기전의 묘미입니다. 과연 키움 히어로즈의 포스트 시즌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요? 우선 일요일 와일드카드전을 지켜봐야겠습니다.
고척돔 중립경기, 변수가 될 수 있는 고척돔의 특성은? (0) | 2020.11.10 |
---|---|
에디슨 러셀은 2014년 스나이더가 될 수 있을까 (0) | 2020.10.31 |
김태균의 영구결번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0) | 2020.10.22 |
키움 히어로즈, 김창현 감독대행 임명은 문제 될 게 없다 (0) | 2020.10.12 |
키움 히어로즈의 '성적 부진', 손혁 감독만을 탓할 수는 없다 (0) | 2020.10.0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