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확률 변화로 보는 오늘의 프로야구 MVP (20.09.29)

(이 글에서 WPA는 스탯티즈 WPA를 기준으로 합니다)

 

야구는 매 타석의 결과에 따라 승리 확률이 변화하는데요, 타자가 좋은 타격을 하면 공격팀의 승리 확률이 올라가고 좋은 타격을 하지 못하면 수비팀의 승리 확률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같은 플레이라고 해도 상황이 중요하다면 승리 확률은 더 크게 변화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1점 홈런이어도 9회말 끝내기 홈런이라면 승리 확률은 크게 변화하고 10점차 상황에서의 1점 홈런은 승리 확률을 거의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이렇게 승리 확률 변화에 얼마나 기여했느냐가 바로 WPA인데요, 승리확률을 10% 상승시킨 선수의 WPA는 0.100입니다. 그리고 WPA는 음수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승리확률을 하락시킨 선수라는 뜻입니다. 

 

경기의 MVP를 정하는 데에 가장 유용한 지표가 바로 WPA일 것입니다. MVP는 Most Valuable Player(가장 가치있는 선수)의 약자이고 가장 가치있는 선수는 바로 승리에 가장 많이 기여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WPA로 봤을 때 9월 29일의 MVP는 누구였을까요?

 

 

기아 vs 키움 - 최형우 (WPA .190)

출처: 스포츠조선

5위를 추격하는 기아와 1위를 추격하는 키움의 경기, 기아가 10대6으로 승리를 거뒀는데요. 이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활약을 한 선수는 최형우 선수였습니다.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기아의 승리에 공헌했는데요, 4타수 4안타를 친 터커 선수도 있었지만 승리 확률을 가장 높인 장면은 1회초 최형우 선수의 선제 투런 홈런(승리 확률 50.2% -> 67.2%)이었기 때문에 최형우 선수가 MVP에 뽑힐 수 있었습니다. 최형우 선수의 투런으로 2점의 리드를 안고 출발한 기아타이거즈는 경기 끝까지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무난한 승리를 따냈습니다. 

 

 

롯데 vs LG - 손아섭 (WPA .207)

출처: 연합뉴스

역시나 각자의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롯데와 LG, 롯데가 8-5로 승리했는데요. 이 경기의 MVP는 손아섭 선수였습니다.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의 활약을 한 손아섭 선수는 1회초 상대 투수 타일러 윌슨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습니다(승리 확률 53.5% -> 68.9%). 또한 2회에는 3-0 리드 상황에서 한 걸음 더 도망가는 1타점 2루타를 만들어내(승리확률 77.3% -> 83.9%) 롯데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두산 vs 한화 - 김재환 (WPA .271)

출처: 연합뉴스

한화만 만나면 이상하게 꼬이는 두산,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한화에게 7-3으로 승리한 두산, 그 중심에는 4번타자 김재환 선수가 있었습니다. 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2볼넷의 맹활약을 펼치며 두산을 승리로 이끌었는데요, 특히나 5대3으로 앞서고 있던 6회초 2사 2,3루의 찬스에서 결정적인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확실한 승기를 가져다 주었습니다(승리 확률 78.9% -> 91.7%).

 

 

KT VS 삼성 - 쿠에바스 (WPA .366)

출처: 연합뉴스

창단 첫 가을야구를 너머 더 높은 가을을 바라보고 있는 KT 위즈, 오늘도 승리를 거두며 단독 2위로 올라섰는데요. 승리의 1등공신은 단연 쿠에바스 선수였습니다. 8이닝 동안 7탈삼진 1실점의 위력투를 선보이며 삼성 타자들을 꽁꽁 묶었습니다. 가을야구 진출이 유력한 KT, 과연 쿠에바스 선수는 가을야구에도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순간은 1대1 동점이던 7회초 2사 1,2루에서 황재균 선수가 심창민 선수를 상대로 리드를 가져오는 1타점 적시타를 쳐냈을 때 입니다. 황재균 선수 타석 직전 48.7%였던 KT의 승리 확률은 황재균 선수의 적시타로 인해 68.7%로 상승하게 됩니다. 

 

 

SK vs NC - 루친스키 (WPA .443)

출처: NC 다이노스

창단 첫 우승을 향한 질주를 하고 있는 NC 다이노스, 그들의 질주는 오늘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에이스 루친스키의 7이닝 6탈삼진 무실점 피칭에 힘입어 파죽의 9연승을 달성합니다. 이대로라면 NC의 정규리그 우승은 따놓은 당상인 듯 보입니다. 

 

루친스키 선수는 이 경기에서 WPA .443이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요, 9월 29일 KBO 경기에 출장한 모든 선수들 중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KBO MVP로 선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