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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퓨쳐스 신임 감독 서용빈, 그의 '팀배팅 신봉'을 버려야 한다

야만인 야설(야說)

by 방구석 야만인 2020. 11. 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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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KT 위즈

서용빈 SPOTV 해설위원이 KT 위즈의 퓨쳐스 팀 감독으로 선임되었습니다. 선수로 LG 트윈스에서만 뛰었고 LG 트윈스에서 코치까지 역임했던 서용빈이지만 이번에는 KT 위즈의 퓨쳐스 감독으로 선임되며 처음으로 LG가 아닌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사실 LG 트윈스 팬들은 '코치 서용빈'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LG의 타격 암흑기일 때 타격코치가 서용빈이었고, 서용빈이 LG의 타격을 망친 주범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용빈이 타격 코치일 때 LG의 타격 성적은 좋지 않습니다. 

 

LG 팬들이 서용빈을 좋아하지 않는 세부적인 이유는 서용빈이 낡은 이론을 LG에 전파했기 때문입니다. '플라이볼 레볼루션'으로 불리는 시대의 타격 핵심 키워드는 뜬공을 만들기 위한 스윙, 그리고 발사각이었습니다. KBO에서도 2015년쯤부터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벌크업을 하고 좋은 발사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등 플라이볼 레볼루션의 흐름을 따라갔습니다. 하지만 당시 LG의 타격 코치던 서용빈은 그 흐름과는 반대로 레벨/다운스윙을 주장하였습니다. 그 결과 LG는 타구의 발사각도 좋지 않았고 타구의 질도 좋지 않았으며 타격 성적, 특히 홈런 부분에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위의 내용들은 나무위키에 올라와 있는 내용들입니다. 저는 LG의 팬이 아니기 때문에 LG 타자들의 타구질이 어땠는지 서용빈이 레벨스윙을 전파했는지 같은 것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서용빈이 타격코치일 때 LG의 타격 성적은 실제로 안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서용빈의 해설에서 그 원인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서용빈이 해설할 때 자주 들을 수 있는 멘트가 있습니다. "안타 없이도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 "우측으로 쳐야 합니다"와 같은 멘트입니다. 즉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해 팀배팅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실제로 기사를 찾아보면 서용빈은 LG의 타격 코치일 때도 팀배팅을 굉장히 강조했습니다. 

 

아래 멘트는 서용빈이 2020년 8월 19일 키움vsNC 경기에서 실제로 했던 말을 옮겨 적은 것입니다. 

 

"지금은 지석훈 선수가 절대적으로 우측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야 되는 그런 상황인데, 안타 없이 2득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익수 방향, 1-2루간 방향으로 타격을 해야 됩니다."

 

위 멘트가 나온 상황은 NC가 무사 2,3루의 찬스를 잡았을 때입니다. 무사 2,3루에 팀배팅으로 2득점을 노린다... 이상할 건 없는 멘트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상황이 NC가 5점을 지고 있을 때라는 것입니다. 서용빈은 5점 차의 상황에도 팀배팅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서용빈의 말대로 팀배팅으로 2점을 따라간다고 해도 여전히 NC가 불리한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팀배팅은 주자를 더 잘 진루시킬 수는 있어도, 더 좋은 타격을 만들어내기는 어렵습니다. 본인의 타격 포인트가 아닌 곳에서 타격을 해야 하기 때문에 타구질이 좋기 어려우며 장타가 나오기도 어렵습니다. 안타와 홈런이 나올 가능성도 적어집니다. 아웃이 될 확률도 더 높아지구요. 그리고 팀배팅을 시도한다고 무조건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실패할 확률도 높습니다. 어쩌면 서용빈의 LG가 타구질이 안 좋았고 발사각이 안 좋았으며 결국 타격 성적이 안 좋았던 이유는 서용빈이 과도하게 팀배팅을 강조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서용빈이 '팀배팅 신봉'을 버려야 지도자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가 '팀배팅 신봉'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그가 퓨쳐스 팀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퓨쳐스리그는 팀의 성적보다 선수의 육성이 더 중요한 곳입니다. 그리고 선수의 육성에 있어서 팀배팅은 오히려 선수 성장에 발목을 잡는 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본인의 타격을 확실하게 정립하여 좋은 타자로 올라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퓨쳐스 팀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팀배팅은 본인의 타격이 아닌 것을 강요하는 행위입니다. 물론 팀배팅도 할 줄 알아야 좋은 타자고, 그렇기 때문에 팀배팅도 적당히 가르쳐야겠지만 그것이 과도하다면 분명 선수 성장에 좋지 않을 것입니다. 

 

퓨쳐스에서 좋은 선수를 많이 만들어내야 1군 팀의 뎁스가 좋아집니다. 이제 KT 위즈의 뎁스는 서용빈에게 달려 있습니다. 과연 서용빈은 KT 위즈의 뎁스를 두텁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과연 서용빈의 팀배팅 신봉은 KT 퓨쳐스 감독에서도 여전히 유지될까요? 향후 몇 년 간의 KT 위즈를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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