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주전 1루수였던 오재일이 FA 계약을 통해 삼성으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계약 금액은 4년간 총액 50억으로 35살의 나이를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계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재일은 FA 시장이 개장할 때부터 삼성에서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홈런이 잘 나오는 라이온즈 파크에는 거포가 필요했고 오재일은 그 요구를 충족해줄 수 있는 선수였기에 삼성에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재일의 성공적인 FA 계약은 의미가 큽니다. 왜냐하면 몇년 전까지만 해도 오재일은 FA 대박을 꿈조차 꿀 수 없는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오재일은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현대 유니콘스의 선택을 받아 프로가 된 선수입니다. 현대 선수들로 재창단한 히어로즈에서 본격적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재일이지만 히어로즈에서의 성적은 최악에 가까웠습니다. 4시즌 동안 2할도 안 되는 타율을 기록했으며 홈런은 고작 6개를 치는 데에 그쳤습니다.
그러던 오재일은 2012년 당시 두산이던 이성열과 트레이드 됩니다. 당시의 분위기는 히어로즈가 이득, 두산이 손해인 트레이드라는 평가가 압도적이었습니다. 이성열은 2010년 24홈런을 쳐내며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던 선수였던 반면 오재일은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는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재일은 두산에 트레이드 된 뒤 엄청난 성장을 이뤄냅니다. 2015년 14홈런을 기록하며 주전 1루수로 도약한 오재일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시즌 동안 .301의 타율, .914의 OPS, 총 11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대체불가 핵심 선수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 오재일보다 많은 홈런을 기록한 두산 타자는 김재환뿐이며 오재일보다 WAR이 높은 선수는 김재환, 박건우뿐입니다.
오재일은 두산으로 이적하며 우승도 3번이나 경험했습니다. 특히 2019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OPS .980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히어로즈 시절에는 우승도, MVP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오재일이지만 두산으로 이적하며 그 두 가지를 모두 이뤄냈습니다.
부진의 늪을 허덕이던 만년 유망주, 트레이드 되었을 때 팬들에게 환영받지 못한 선수, 오재일의 과거는 그랬었지만 결국 대체불가 핵심 선수로 올라서며 성공적인 FA 계약까지 따냈습니다. 인생역전, 대기만성... 이 단어들로 오재일의 야구 인생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FA 계약에 성공했다고 선수 생활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제 본인을 원했던 삼성에서 가치를 증명할 차례입니다.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동안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오재일의 야구 인생은 완벽한 성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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